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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절거림

사랑을 찾아서 사랑을 찾아서 여기까지 와버렸다. 곧 도쿄에 가 있을 것이다. 무엇에 이끌렸던가. 날 일하게 한 것은 '사랑'이었다. 베일에 싸인 것. 지금은 금이 가버린, 싸늘히 식은 도자기. 그 안에 든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으므로. 어떤 그림이었는지도 알 수 없으므로. 이미 새어나가고 있기에. 나는 방황하고 있는가보다. 해답이 없을지라도, 도쿄에 가야겠다. 더보기
항상 마시는 맥주에 똑같은 바람이 똑같은 걸음걸이에 날씨따라 길목따라 내 입술도, 거죽 같이 싸늘한 입도, 혀도 거리, 집, 집, 거리. 또 어딘가에서 보통맥주를 축일 뿐이다. 똑같은 맥주에 똑같은 벗을. 더보기
한글 한글로 문장을 쓰는 행위는 조사에 의해 특정한 불복감을 획득한다. 어느 언덕을 한껏 내려갔다가 죽 다시 올라가는 감각이라고나 할까. 이는 문장가라면 명백한 걸림돌로서 방해를 받을 뿐이다. 물론 어디까지나 영어, 일본어 등에 비교했을 때이나, 사실임에는 틀림없다. 그러나 이 호흡에 익숙해지면 보다 쉽게 특정 목소리를 깃들게 할 수 있으므로 명료한 문장을 써내릴 수 있다. 즉 이는 극복해야만 하는 걸림돌로서 작용하되 유용한 기교로서도 작용된다. 그러므로 자각하고 공부해야 한다. 더보기
눈물밖에 나지 않는다 점점 자신감이 결여되는 자신을 본다. 거울이라도 있는 듯했다. 캄캄한 전경을 배후로 거울이란 놈은 일그러진 한 얼굴을 비춘다. 왜 그렇게 일그러져 있는가, 묻는다. 일그러진 입술은 더욱 일그러지기 시작했으며 똑같은 말을 되풀이해 건넬 뿐이다. 춥다. 아, 배고프고 슬프고 고동이 느리다고 여겨진다. 발가락도 굳어 있다. 그 사실도 뒤늦게 깨닫고, 실은 혼자였으며 또 혼자일 것이라는 사실마저 인지한다. 더보기
오늘 진실된 나란 대체 누구일까.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증발했다. 나는 누구도 아니다. 그렇기에 살 가치가 없다. 살아갈 힘이 없다. 연약하고 흉물스럽게 태어난 누군가처럼 의지마저 가녀리다. 나는 그들과 엮일 수 없어, 하고 생각한다. 슬프다. 모르겠다, 무엇도 알지 못해, 그런 나 자신이 역겹기만 하다. 더보기
근황 근황이랄 것도 없다. 딱히 내세울 것이 없기에, 다만 살아갈 뿐이다. 나 자신이 누군지, 다만 알아갈 뿐. 내면에 둘 존재한다. 속삭이는 나와 관념적인 나다. 글에 둘을 모두 투영할 수는 없다. 호흡은 불규칙적이기에. 줄줄이줄줄이, 기러기처럼, 해상을 나직이 바라다보는 것처럼 숨 쉴 수가 없다. 시간이 찾아들었다. 도피처도 막을 내렸다. 고집 부리지 않아도,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, 하는 것을. 하고 싶은 것을, 하면서, 하면 된다는 것을. 더보기
주절거림주절거림 막상 무엇에 대해서 쓸 지 감을 잡지 못했을 경우 다만 펜을 잡고 써내려 가기만 하면 문장이란 나오는 법이다. 비집고, 어떻게든.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선택하지 못하고 있었다. 하루의 글을 남겨보고는 싶다, 그렇지만 언제나 이런 식으로 '화제'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지긋지긋했다. 진절머리가 났다. 내 한계일까? 하는 생각마저 침식해 들어왔다. 다른 누군가들은 남부럽지 않은 주제로 남부럽지 않은 문맥 아래 자랑스럽게도 잘도 쓰더만. 어째서 나는 매번 이런 문 구덩이 깊이 파묻혀 허우적거리기만을 체념없이 해야만 하는 것일까. 그 생각부터가 나를 괴롭혔다. 결론은, 이런 식으로 시작한 연유란 이랬다는 것이다. 이 또한 내 한계에 지나지 않는다. 나도 안다. 그래도 이 한계도 내 일부고 내 단점이자 .. 더보기